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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8일 수요일

사회 돋보기--propina (팁) 문화에 대해서


NBA 달라스 매브릭스의 구단주 마트큐반은 통이 크기로 유명하다. 그는 금년 봄 매버릭스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애미 히츠를 꺽고 NBA 챔피온에 오른 날 밤 마이애이의 한 나이트클럽을 빌려 자축파티를 열었다. 4시간 동안 계속된 파티의 총 비용은 11만 달러. 이처럼 많은 돈이 나온것은 1병에 9만달러짜리 하는 삼페인을 땃기 때문이다. 큐반은 나이트클럽을 나서면서 종업원들에게 2만달러의 팁을 건넸다. 파티 시중을 들었던 종업원들은 횡재를 한 셈이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이라고 모두가 후한것은 아니다. 유명인사들 가운데는 의외로 인색한 사람들이 많다. 개그맨,이경규와박명수 가수로는 장윤정 등이 짠돌이로 알려져 있다. 외국 얘기지만 가수 마돈나는 남편과 400달러어치 식사를 한 후 18달러의 팁을 남기고 나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한국인들은 팁문화에 대해 참으로 인색한것 같다.
얼마전 모 골프클럽에서 우연히 점심을 먹은적이 있었는데, 한 골프모임(7명쯤 되어보이는 중년) 이 식사를 하고 현지인 종업원한테 2페소 (한화 약400원) 을 팁을 두고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얼핏봐도 700페소 이상 드신것 같은데 2페소짜리 지페 딸랑 식탁위에 올려 놓고 나간것이다. 종업원이 다시 2페소를 들고 필요없으니 도로 가지고 가란다..
고국엔 아무리 팁문화가 없다고는 하나 여긴 외국이고, 그만큼 서비스를 받고, 음식을 700페소 이상 드셨는데 팁이 2페소라니.. 참.. 같은 한국인으로서 내가 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 미국에선 팁이 총액의 10%정도라고 들었는데 이건 0.29%의 팁을 두고 나가니 주고도 욕먹는 꼴이 아닌가.차라리 아니준것만 못하다.

그분들이 정말 돈이 없어서 그렇게 인색하게 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번쩍거리는 외제차에  최고급 골프채... 그들의 특권의식이 엿보인다. 종업원들이 충분한 서비스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액수를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액수는 지나치게 모욕적이다.
그래도 골프를 치실 정도의 인사라는 점에서 비춰보면 종업원이 불친절했기 보다는 팁문화를 잘 모르거나 그냥  돈만 많은 졸부라는 생각도 든다.  팁은 손님의 자유이니 남들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닐지 몰라도 이런 사람들의 비뚤어진 의식에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솔직히 팁을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지켜져 온 관습이다. 이런 팁문화는 알고 보면 상당히 오래됐다.
어찌됐든 팁은 자신에게 제공된 서비스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는 훈훈한 방식이다.
지나치게 의례적이 되다보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무덤덤해진 면은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기본적으로 의미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특히 팁은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경제적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식당의 경우 매년 식탁 위에 놓이는 수만은 팁은 수많은 저임금 종업원들의 생계를 위한 희망이 된다. 그런 점에서 팁은 일상에서 행하는 작은 선행이자 기부라고 할 수 있다.

팁을 강요할 수는 없다. 웃스게소리로 팁을 주지 않는다고 경찰 출동하거나 쇠고랑을 차지는 않는다. 하지만 애정남의 지적처럼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것은 규범을 정해 놓고 이것을 지키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운 이때에 세차장에서, 식당에서 땀 흘리며 차를 닦는 가난한 노동자들, 열심히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종업원들에게 넉넉한 팁을 건네는 것은 아까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가치 있는 행위라 생각한다.

팁문화 이젠 익숙해 질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인색하지 말라. 인색한 사람에게는 돈도 야박하게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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