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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0일 목요일

나의 이야기---불혹(不惑)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뱁새가 황새 쫒아가려면 가랑이 찧어진다> 이런 속담을 들어본적이 있을 것이다.
뱁새는 몸길이가 13Cm정도 되는 작은 새다. 반면에 황새는 날개의 길이만 66Cm 정도로 뱁새의 5배가 넘는 큰 새. 이 속담은 다리가 짦은 뱁새가 큰 황새처럼 걸으려고 하니 다리가 찢어지더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남이 한다고 하여 제 힘에 겨운 일을 억지로 해 나가다가는 도리어 큰 화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남이 사니까 따라 사는 소비, 남이 가지고 있으니까 나도 가져야겠다는 욕심, 계획에 없던 물건들을 덜컥덜컥 사게 되는 충동구매, 다른 사람보다 돋보이고 싶은 과시욕.... 이들 모두는 자신의 소득이나 형편은 고려하지 않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소비행위의 예들이다. 다리가 짦은  뱁새가  다리가 긴 황새 흉내를 내다가 가랑이가 찢어졌던 것처럼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뱁새들이 있다. 무분별한 소비로 인한 개인신용 불량자는 600만명에 이르고, 그로인한 다양한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 않게 한다.

자기의 소득이나 형편에 맞게 물건을 사고, 돈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분수에  맞는 소비! 이는 개인, 가정, 사회를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도 풍요롭게 한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요즘 무분별하게 <남들이 하니깐> 나도 안하면 뒤쳐질거라는 불안함, 혹은 꿀리려하지 않는 과시욕 때문에 힘들게 사는 친구들을 보곤 한다.그것이 꼭 물질적으로만 제한되어 있지는 않다.
며칠전 이민친구들과의 모임에 다녀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참 정말 내 인생을 위해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누가 그렇게 살라고 강제로 떠민 것도 아닌데, 그저 남이 하니까, 친구들에게 꿀리기는 싫으니까, 못이기는 척 따라 했었지 않나 싶다.중학교를 마치고, 이민와선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도, 대학교에 갈 때도 그랬다. 나의 적성이나 꿈보다는 남들의 의견들에 따르곤 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생각했던 이상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있는데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무엇인가 목표의식을 갖고 끝까지 죽기 살기로 전력을 다해도 될뚱말뚱인데 나에겐 그런 악바리 근성이 모자랐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건 불혹(不惑)을 얼마남지 않은 지금도 그렇다. 그저 좋은게 좋은거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고만 한다.. 혹여 나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이 있더라도 큰 손해가 아니면 속으로만 투덜거리고 또 금새 잊어버리곤 한다. 너무 우유부단한 것을 넘어 가끔 바보란 소리를 듣곤 한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것은 그런소리를 들어도 타인이 행복하다면 내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뿌듯하거나 기분이 좋다.. 이런 행동이 나쁜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모두다 스스로의 탓이라 여긴다.

그러나 문제는 젊었을 떄는 이러한 사실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저 막연히<그래, 그렇게 사는 거야> <어짜피 아우성쳐도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걸> 하고 넘어가려 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살아 온 삶에서 결실을 원할 때쯤, 그때서야 쭉정이만 남은 텅 빈 자신의 밭을 바라보며 안쓰러워 하게 된다.
자신이 원한다고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목표나 욕심을 가져야 그 삶이 충실할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기에, 힘들면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젊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 올 때가 많다.
특히 지인들의 부모님의 임종을 지켜보다든가 친한 지인의 죽음이나 아픔을 볼 때 특히 그렇다. 본인의 생각이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가 개입된 삶은 살고는 있으되 그것은 이미 자신의 삶이 아닐 게다.
이런 사실을 볼 때마다 살아있는 동안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느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마주서면 또 누군가에게 이끌려가는 삶을 당연하듯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도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그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냥 뛰쳐나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만인데도, 스스로 그런한 행동이 무슨 죄를 저지르는 것 마냥 인식한다는 것이다. 나만 그런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로 금전적인 지출이 있기라도 하면, 그로인해 소중한 사람들이 힘들 수 있음을 미리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 주변에서는 <남자가 뭐 그런 걸 가지고 쪼잔 스럽게>라고 말하지만, 때로는 그 반응조차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처럼 남이 다 한다고 나 역시 그럴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분명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능력 역시 다름에도, 나 역시 남이 하는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이다.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처럼...다른 사람의 삶이 왠지 부럽고 멋져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다른이가 나의 삶을 부러워 할수 있는 것 처럼...
나의 경험상, 문제는 남에게 떠밀려가거나 쫒아가는 삶은, 결국 나이가 들어 자신을 돌아볼 때쯤이면 대부분 후회를 남긴다는 사실이다. 아니다라고 부정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 하실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남이 다 하니깐> 하는 부러움보다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있다> 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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